rabbit r1 근황

근황… 이라는게 맞는 표현인지는 모르겠지만,
AI 디바이스의 미래로 추앙받다가 제품이 풀리고나서 사기로 맹 비난 받았던
Rabbit R1 이라는 제품이 있었지요…
(그리고 그 옆에는 이제 모두의 기억에서 사라졌던 Humane AI Pin 도 있었습니다…)

Picture from WIRED

일단은 뭔가 있어보이는 외형과 막 뜨던 LLM hype의 상승효과로 이거 하나가 막 손안에 있는 AI로 모든걸 해줄 것 같은 기대감을 잔뜩 불러 일으켰는데… 저만 그런건 아니었는지 CES 2024에서 공개되자마자 하루만에 1만대 예약을 받아버리는 기염을 토하게 됩니다.
뭐 저 역시 이런거 못참는 병이 있어서 (블베병 옆에 얼리어답터병 옆에 합병증으로 오는 그런거 있어요.) 덥썩 예약구매까지 하는 덕분에,
당시 $199라는 거금을 덥썩 써버렸지만 $200 상당의 퍼플렉시티 1년 사용권을 줘서 뭐… 퍼플렉시티를 잘 썼던 기억이 납니다. 네.

그리고서는 뭔가 힙하디 힙한 런칭 파티 이후 소프트웨어가 사실은 알고보니 안드로이드에 껍질 씌워놓은 것에 불과했고, 다른 서비스랑 연결해주는 ‘rabbithole’이라는 사이트?는 개인정보 따위 쌈싸먹는 구조로 온갖 서비스 연동을 쌩으로 하게 만들어 놓은데다가 구린 카메라와 굼뜬 하드웨어의 환장의 콜라보로 기대를 갖고 있던 사람들에게 대 실망을 안겨주고 쓸쓸히 사람들의 기억속에서 잊혀져 가고 있었습니다. 심지어 AI 기능이라고 넣어준 것들 역시 AI 모델들을 api로 연결해준 것 정도의 장난감 스러운 기능 정도였으니 실망이 이만 저만이 아니었죠.

아니, 저만 그랬나봐요.

바로 GG 치고 게임에서 나가버린 Humane하고 다르게, 이미 팔린 하드웨어가 있어서인지 계속해서 업데이트를 해 나가고 있었네요. 25년에는 지금의 에이전트 류들이 하는 것 처럼 ‘인턴’이라는 기능을 내면서 뭔가 계획도 세우고 리서치도 하고 코딩도 해주겠다고 하는 야심찬 계획을 발표합니다… 만 잘 모르겠네요.
(그냥… 또 하나의 LLM 채팅 인터페이스 같은 화면인데… )


그리고 9월에는 ‘rabbitOS 2’를 런칭하면서 ‘카드 기반 인터페이스와 음성 코딩 기능을 갖춘 선구적인 소비자용 다중 에이전트 시스템’이라는 한 번에 이해하기도 어려운 캐치 프레이즈를 내걸면서 기본 OS를 과감하게 다 뒤집어 버리고 디스플레이에 맞춘 카드 형태의 앱들과 음성 중심으로 사용성을 개선하겠다고 발표합니다.

이게… 25년의 마지막 한 방…

그리고, 26년.
세상이 openclaw와 하네스를 거쳐 ‘에이전트’에 열광하고 있을때,
‘아니… 저 조그만거에 텔레그램마냥 대화 채널 하나만 뚫어주면 좀 더 요긴하게 써먹을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저만 한게 아니었는지, rabbit 도 이 에이전트 분위기에 올라타는 걸로 방향을 과감하게 바꿉니다. 전 처음에 그들도 에이전트를 하겠다고 한 줄 알았었는데, 아니었나 봅니다 .

그래서 내놓은게 연동 기능. 오픈클로와 클로드를 연동해서 대화를 계속 진행하도록 해줍니다. 최근에는 Hermes도 연동이 가능해졌어요.

사용은 간단합니다.
현재 오픈클로나 Hermes, Claude Code가 깔려있는 컴퓨터에서
rabbithole (https://hole.rabbit.tech/) 사이트에 접속 한 다음,
node 연결 설정에 들어가서 ‘rabbit agent’라는 앱을 다운 받아 설치해주면 됩니다.


그럼, 짜자잔~

사용은 간단합니다. 저 상태에서 오른쪽 버튼 누르고 말하면 그걸 열심히 받아적어서 에이전트에게 넘겨주고 조금 기다리면 답변이 날아오는 그런거죠.
(네, 텔레그램으로 하고 계시던 그거요…)
물론, 그 안에서는 ACP라고 에이전트 간 통신 표준 프로토콜을 사용해서 접속하는 식으로 나름의 첨단(?) 기능을 활용하는 거긴 합니다. 그러고 보니 얘도 Agent 호소 기기 였었네요.

처음 받고 제일 실망이 컸던게 당시 AI Model의 한계로 한국어 음성 인식이 불가했다는 점이었는데, 지금은 (모델의 급속 성장 덕분에) 매우 깔끔하게 잘 알아듣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또, 응답 내용은 텍스트로도 보여주지만 음성으로도 읽어줘서 나름 편리합니다.
(chatGPT 음성 모델 쓰는건지 그 교포 발음스러운 한국어 느낌이 물씬 풍깁니다.)
다만, LLM들이 수다쟁이라 뭐 하나 던지면 답변이 한 바닥이 나오는데 저 작은 화면으로 계속 스크롤 넘기면서 보는 것도 힘들고 음성도 언제 끝날줄 모르게 계속 읽는걸 듣고 있어야 한다는 것도 쉬운건 아니더라구요.

방향을 90도 틀어서 카메라쪽을 아랫쪽으로 해서 들면 키보드가 나오는 화면으로 바뀌는데… 한국어 입력은 안되어서 이 역시 무용지물입니다.
사진 찍어서 넘길 수도 있는데 해상도가 참으로 저렴해서 글씨 판독은 불가한 수준이고 화면에 뭐가 보이는지 정도 물어보면 지레짐작해서 알려줍니다.

뭔가… 방향을 찾았다고 보기 애매한데요… 다른 사람들은 지금 이걸 어떻게 쓰고 있는지 모르겠네요. 사실 간단한 질문 (날씨나, 버스 도착 시간이나 등등) 에 대해서 굳이 타이핑 하느니 얘 눌러서 답변 받으면 좋겠다고 생각한건데… 생각만큼 매끄럽게 돌아가지 않아서 좀 아쉽다는 생각이 더 크게 듭니다. 특히 제가 쓰고 있는 서비스에 또 하나의 채널로 활용하는 건 그 활용도가 극히 적어질 수 밖에 없는 한계가 있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그 생각보다도 더 빠르게 활용도의 벽에 부딪히는 순간이 오게 된다는 점을 확인하게 된 것 같아서 아쉽네요.

뭔가… 이런 류의 하드웨어가 받는 근본적인 질문이 ‘스마트폰이 있는데 왜?’ 라는 질문에 여전히 답을 하지 못하는 상황인게 변함 없는 것 같아요. 심지어 그 젤문에 답을 하기 위해 굉장히 여러가지 시도를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말이지요.

openAI가 올해 말 아니면 내년 초에 내놓을 것으로 예상하는 새로운 하드웨어는 뭔가 다른걸 준비해서 나오게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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