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키보드를 샀다고?
그렇다. 이미 집에 키보드는 차고 넘치게 많다. 전설적인 명기로 추앙받는 로지텍 K810도 있고, 로지텍 Mechancial Pro도 있고, 8bitdo SNES 테마 키보드 (A, B 큼지막한 키도 따로 주는 그거…) 도 있고, 마이크로소프트 웻지 키보드도 있고…. 에… 사무실엔 키크론 K2 HE 키보드도 있고… 등등 더 있지만 일단 집에는 이 정도. 그럼에도 또 사버렸다.

암튼, 그리하여, 킥스타터 펀딩 이후 잊어버리고 살다가 갑자기 메일로 주소 넣으라고 하더니 또 감감 무소식이었다가… 갑자기 CJ 택배가 집앞에 도착했다. 다 찌그러진 박스에 담겨있어서 ‘아니 고객님의 소중한 택배를 이렇게 험하게 다루다니!’하고 잠깐 분노했으나, 들어보고 알았다. 디지게 무겁구나.
게다가 택배 배송용 박스 안에는 제품 박스가 있었고, 그 안에는 파우치 혹은 캐링 케이스 라고 불러야 할지 뭐라 해야할지 모를 타원형의 무언가 하나만 덜렁 들어있다보니 박스가 제 형태를 유지하고 있기를 기대하는건 매우 힘들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첫 느낌
Lofree Hyzen은 기계식 스위치와 자석축 스위치를 전환해 가면서 쓸 수 있다는 점을 자랑으로 내세우는 키보드인데, 일단 기본 설정은 기계축이다. 뭔가 독거미 경해축 혹은 그보다 조금 더 가벼운 키감을 주는데, 나름 단단하게 잡아주는 묵직한 키보드 본체 덕분인지 혹은 개스킷을 엄청 빵빵하게 집어 넣어서 그런지 텅텅 울리거나 하는 불쾌한 느낌은 주지 않는다. 뭔가 독거미 키보드나 그 대항마 로지텍 알토키 K98M은 치다보면 뭔가 텅텅 울리는 느낌이 손끝에 다시 피드백이 오면서 팔 전체 혹은 몸에 좀 불편한 울림이 전달 되는 기분이 들어 피곤함이 들게 되는데, 일단 아직까지 Hyzen은 그런 느낌은 없다.
자석축으로 변경하면 키감 자체는 키크론 K2 HE와 크게 다르지 않은 느낌인데, 아직 설정을 제대로 안해서 그런지 키가 중복으로 눌리거나 순서가 바뀌어 눌리는 등의 자잘한 튐(?) 들이 있다. 아무래도 넥서스 스위치의 특징이거나 혹은 무선 리시버의 폴링레이트를 너무 과하게 잡았거나 (8000Hz!!) 한 듯 한데… 이건 세팅을 좀 만져가면서 살펴봐야 할 것 같다. 이른바 구름타법으로 쓰기에는 자석축이 최적인듯 한데, 일단 당분간은 기계식으로 놓고 써야할 듯.
내가 산 건 Trimode라고 케이블/블루투스/2.4G 무선 세 가지 방식으로 연결이 가능한 모델인데. 리시버 (앞서 올린 사진 오른쪽 위에 있는데, 이 것 역시 간접 조명(!)을 쏜다.) 연결하면 바로 키보드는 인식되고 사용 가능하다. 키보드 좌측에는 숫자키열을 F1~F10 등의 펑션키로 변환하는 스위치가 있고(스위치를 올리면 숫자키 윗쪽에 각 키에 해당하는 다른 기능이 켜진다) , 키보드 우상단에는 모드 전환 레버 (케이블/Off/무선(2.4G/BT))와 볼륨 조절 노브 (엄청 큰 다이얼이 볼륨 조절 밖에 안되다니…)가 있다.
키 배열에서 가장 큰 단점…이라고 하자면… ~/` 키가 없다는것. Fn 키와 Fn+Shift를 누르면서 ESC키를 누르면 두 문자를 입력할 수 있는데… 한국 사람이라면 물결키는 필수인데… ‘End’ 키가 없는건 맥에서는 어차피 못쓰던 키라 상관 없다 하지만 맥과 윈도우를 오가면서 쓰는 내겐 조금 불편한 부분인건 좀 아쉽다.
외관은 마치 테슬라 사이버트럭과 비견할 만하다. 은색 알루미늄 바디의 각진 모습이나 거기에 포인트로 들어간 검은색 상태창? 도 그렇고, 하단 간접조명도 테슬라 후미등이 계속 생각나게 만드는데다, 묵직함을 넘어서 육중한 무게의 본체를 놓고 보자면 더더욱 테슬라가 주는 느낌을 이 키보드에서도 받게 된다.
소프트웨어

이 설정 앱… 아니 웹. 접속이 크롬에서만 된다. 사파리도 파이어폭스도 ‘로딩중’ 표시만 뜨고 안되어서 뭔가 오늘 전 세계 신청자들이 다 한날 한시에 받게 되어 지금 세팅하느라 난리가 난건가. DDOS 공격 당하는건가. 라는 생각을 했지만 아니었다. 크롬에서만 된다.
세팅은 같은데서 만든거 아닐까 싶을 정도로 유사하다. 자석축 세팅으로 하면 키 별 동작 기준을 정하는 ‘Actuation’ 메뉴가 활성화 되는 것 외에는, 윈도우/맥 용 키 셋팅이나 펑션키 누르면 추가 동작하는 것들에 대한 설정, 조명 설정, 게이밍 키보드에 있는 윈도우키, Alt+f4 등 불의의(?) 동작을 막아주는 설정 등이 있다.
이 부분은 아직 본격적으로 살펴보기 전이라 나중에 기회되면 좀 더 자세히 설명을 풀어보도록 하자.
그래서…?
초기에 유튜버들 중심으로 바이럴 마케팅을 열심히 한 탓인지 실제 제품 받고 조금 기대와 다른 부분에 대해서 이런저런 말들이 나오기도 하는 모양이다.
나 역시도 아직까지는 뭔가 이 제품만이 주는 장점은 외관 정도 밖에 없는 것 같아 좀 아쉽지만, 당분간 계속 써가면서 좀 더 느껴보고자 한다. 언제가 될지는 장담 못하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