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ynology NAS Migration

오래썼다, DS416j

4베이의 위용을 자랑하는 이 늠름한 모습을 보라

시놀로지 NAS는 모델명 붙이는 규칙이 있다.

이를테면,
– DS는 DiskStation으로 개인용 NAS에 붙는 이름이고,
– 여기에 숫자 첫 자리는 최대 확장 가능한 하드디스크 숫자,
– 뒤에 두자리는 처음 선보인 년도,
– 마지막은 성능/특화 모델 표시로 구분된다.

이를테면, DS416j는 개인용 NAS인데, 하드디스크는 4개까지 꽂아 넣을 수 있고, 16년에 나왔으며, 입문용으로 약간은 저사양으로 나온 모델이라는 뜻이란다.

2000년 초반에 아직 클라우드라는게 익숙치 않던 시절부터 개인용으로 하드디스크 하나 들어가있는 NAS를 써오다가 아이 사진 보관용으로 좀 제대로 된걸 사보자고 해서 큰맘먹고 들인건데,
느리긴 하지만 본연의 역할은 충실하게 해내준 고마운 녀석이었다.

암튼, 이제는 팬도 맛이 가서 하드디스크 고온으로 꺼지는 일이 생기면서 이러다 데이터고 뭐고 다 날아가버리겠다는 생각에 새로운 NAS를 찾게된다.

몇 가지 조건, 그리고 결론.

DS416j의 디스크 구성은 SHR로 묶어둔 5TB 하드디스크 2개를 미러링 해서 사용 중이었다. 이미 3.5GB정도를 사용 중이기도 했고, 요즘 램이건 SSD건 하드디스크건 가격이 하늘높은줄 모르고 치솟는 중이라 추가 디스크 구매는 지양하는 방향으로 정해졌다. 아니 정했다.

디스크 베이는 크게 많을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다. 4베이 다 채워 본 적도 없었던데다가, 혹시 열관리에 도움될까 해서 슬롯도 중간에 한 칸 비워서 설치했는데도 딱히 열관리에 이점을 얻지도 못해 디스크온도가 50도 근처에서 계속 머물러 있기도 했고. 게다가 가격이…

암튼, 요즘 NAS 동네는 어떤가 하고 좀 살펴보다보니 자연스럽게 후보는 셋 정도로 추려졌다.

  1. 시놀로지
  2. Ugreen
  3. 무모한 도전

1. 시놀로지 – 건드릴게 가장 적은 선택

생태계라고 하면 좀 거창하지만, 이미 시놀로지 앱에 많은 부분을 기대고 있는 중이긴 했다.
특히 시놀로지 포토 앱으로 나랑 부인님 핸드폰의 사진데이터를 계속 백업받고 있기도 했고, 또 그걸 안쓰는 아이패드 미니를 디지털 액자마냥 나무 프레임에 넣어두고 여행 다녀온 사진들 슬라이드쇼 시키면서 띄워놓고 있는게 은근 만족도가 높아서 이걸 대체하는게 가장 큰 걸림돌이었다.

열일중인 ipad mini 5. 액자 프레임은 광고보고 꽂혀서 바로 질렀는데 파는 곳은 이미 없어진듯. 밤에도 그냥 켜두다보니 밝기를 많이 낮춰놔서 어두워보인다. 노보리베츠 온천은 정말 좋았다.

2. UGREEN – 신흥 강자?

사실 시놀로지가 조금 괘씸(?)했던게, HDD를 시놀로지에서 판매하는게 아니고서는 아예 못쓰게 하는 정책을 내놓았다는 점이다. 물론 전세계인의 하나된 목소리로 욕을 해대니 해당 정책은 철회하긴 했지만. 아직도 캐시용으로 사용하는 SSD는 시놀로지 제품 아니고서는 설치/적용이 안된다. 그렇다고 해서 뭔가 다른것도 아니고 그냥 택갈이만 해서 나오는 제품을 강제하는건 정말 양심리스한 모습이라 조금 정이 떨어지긴 했다.

그래서 시놀로지를 벗어난다고 할 때, 사람들이 최근 가성비 등등을 따져 가장 많이 언급하는게 UGREEN 이었다.

정말… 스펙만 놓고 보면 최강인듯…

DS416j는 탐색기나 앱을 통해서 파일을 직접 활용하는데는 큰 문제가 없었지만, 사진 올린 뒤 색인에 걸리는 시간이나 관리 페이지에 접속하면 화면 뜨는데 세월아 네월아 하고 있던걸 생각해보면 절대 보급형 CPU와 모자란 RAM은 피해야겠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게 되는데, 이 놀라운 스펙이라니. 세상에.

다만 찾다보니 너무 단촐한 소프트웨어가 계속 발목을 잡는다는 점과 아무래도 NAS 전문 브랜드가 아닌데서 오는 왠지모를 찝찝함, 그리고… 최근 너무 올라버린 가격때문에 고민이 되는 부분이었다.

3. 무모한 도전? – 이왕 켜놓는 시스템이라면…

요즘 맥미니에 로컬 LLM 올려서 돌리는 재미가 쏠쏠해 있던 차에, 문득 스치고 지나간 광고가 하나 있었으니…

지금봐도 NAS보다는 그냥 워크스테이션 광고인듯. NAS로 쓰기엔 한참 오버스펙.

Minisforum N5 Pro 되시겠다. CPU가 무려 HX Pro 370. 메모리는 통합메모리로 96GB까지 설치 가능하다 그러고, Oculink까지 있다. 이쯤 되면 하드디스크 몇 개 꽂고 용량 얼마까지 지원하고 하는 말들이 다 귀여워보인다.

사실 가장 솔깃했던 건, 혹시 그럼 여기다가 Local LLM 돌릴 수 있는거 아닐까? 하고 봤던건데… 이미 외쿡 형님중에 굉장히 자세한 리뷰를 써주시면서 이 부분까지 긁어주신 분이 계셨다.

https://www.reddit.com/r/homelab/comments/1obf9s6/minisforum_n5_pro_ai_nas_reviewproject/

결론은 꽤 쓸만해 보인다 였는데… 뭔가 설정까지 가는 길이 매우 험난해 보여서 패스. 그리고 지금은 구하려고 해도 씨가 말라서… 게다가 96GB의 DDR5 ECC메모리 값은…

결국 돌아돌아 결론은 제자리

그렇다. 이리보고 저리봐도 지금 사용성이나 가격을 놓고 보면 시놀로지를 벗어나는 것은 대안이 되어주질 못하는 상황이다. 컴퓨팅 파워와 광활한 메모리를 자랑하며 나온 대항마 NAS들은 그게 발목을 잡아버리면서 환율과 메모리가격의 이중고에 시달리면서 사정권에서 광속으로 멀어져갔다.

그래서, 내가 내린 결론은…

DS725+ 다.

일단, 시놀로지 제품 중 비교군이던 DS225+에 비해 AMD 칩셋을 쓰면서 4GB의 메모리를 달고 있다는 점이 장점이었고, 회사에서 지원금이 나오는 복지몰에서 구할 수 있는 NAS라는 점이 아주 강력하게 작용했다. (QNAP이랑 시놀로지밖에 없었…)

게다가 무엇보다도, 기존 HDD를 그냥 그대로 가져다 쓸 수 있다는 점이 아주 강력한 플러스 요인이었다.

마이그레이션

뭐 사실, 사전에 조사하기로는 CPU 아키텍쳐가 달라서 (Armada vs. AMD R1000) 안된다 부터 되긴 하는데 싹 다 지워야해, 되는데 설정은 다시 해줘야 함 등등 검색결과와 그 결과를 들고온 AI마다 얘기가 달라서 고민이 되는 부분이었는데…

에라 모르겠다 하고 설정만 로컬에 백업해두고 하드 옮겨 꽂았더니…
바로 기존 내용 인식하고 마이그레이션도 별 말 없이 그냥 진행되어버리면서 익숙한 화면이 그대로 나왔다. 로그인도 기존 계정 그대로, OTP도 기존 설정해둔 앱 통해서 그대로 되고. 이름도 기본 셋팅도 설정했던 그대로.
정말 그간의 고민이 허무할 정도로 쉽게 끝나버렸다.
(얼마나 금방 끝났냐면, 따로 화면 캡쳐 할 정신도 없을 정도로 후루룩 지나가 버렸…)

다만 이렇게 된 배경에는, DS416j가 그나마 올 해 까지 DSM 업데이트를 받으면서 7.4버전으로 올려놓고 진행한 점이 다행이었던 것 같고, 이런저런 모듈들/앱들 설치 안하고 쓴 덕분이기도 한 것 같다.
실제로 Synology Photo는 계정 별 공유 앨범 설정 등이 사라졌고, 색인도 다시 해줘야 하는 불편함이 있긴 했다. 하지만 뭐 이정도는…

근데 이제 어떻게 끝을 내지…

여튼 폭풍같은(;;) 마이그레이션도 마치고, 이제는 평온한 일상으로 돌아오고, Photo 관련 설정도 다 마치고 이것저것 달라진것 없는지 살펴보는 중이다.

같은 DSM 7.4 버전이긴 했지만 DS416j 에서는 패키지 설치 단계에서 부터 안보이던 것들이 보여서 (대표적으로 Docker 관련…) 이걸 어떻게 잘 써먹어 볼지 살펴보는 중이다. 혹시 쓸만한 기능 찾게되면 추가로 올려보면 좋겠다. 미래의 나여, 혹시 모르니 뭔가 할 때 캡쳐 잘 하면서 해라.
(하지만 이미 Home Assistant 추가하는걸 캡쳐 없이 그냥 해버렸…)